봄비

VOICE/Sentence 2010.03.04 19:31
조각  하나.
하늘아 너 누구의 원한을 샀기에 아침부터 물먹은 표정을 짓고있느냐
가슴앓이 하는 이 여럿 생기겠구나

조각 둘.
봄비가 마른 자리 새싹이
눈물이 마른 자리 사랑이

조각 셋.
궁금해지면, 귀찮아질 때까지 파해치기는 하는데, 그거 말고 다른일은 못할 정도로 목숨걸지는 않아.
단지 여자사람이라서 그런걸까
뜨겁게 타오르는 열정을 단 한번도 가져본 적없어
7786일중 5시간 정도? -농담이고
무언가를 '좋아한'다는 것
소녀 감정으로 묻는 것이 아니야.
난 웰치스를 좋아해.
난 미니미니를 좋아해.
의 그 감정 좋아하는거 말고
나의 스테미나와 두뇌의 한계와 상관없이
나 자신을 움직이게 하는 힘
그거
지나치게 짧거나 자주 바뀌는 것도 아니고
길게 지속되는 것도 아니고
진짜 정말

뜨거움이란 무엇일까

조각 넷.
만일 내가 다시 사랑을 한다면 뜨겁거나 애뜻하거나 낯간지럽거나 귀엽거나 하지는 않을 것 같아.
있는듯 없는듯 보이는듯 마는듯

생각해봤는데
매너리즘을 깨는 건, 생각보다 쉬운일이 아닌 것 같아. 마음대로 되지도 않고
나도 결국 익숙한 것을 찾기 마련인 평범한 사람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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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a. 나는 골방에서 꿈을 꾸었다.)

현대사회의 객관적인 기준으로 보았을 때 조차 나는 가난하다.
스스로를 중하층으로 여기는 중산층의 속상한 겸손 따위가 아니라 정말로 가난하다.
나는 열세살 때 까지 경매에 넘어가 보증금도 못받고 방을 빼준 영등포구 양평동의 8평짜리 작은 전셋집에서 살았다.
그 이전에는 신길, 신월, 군포, 목동 등 여러곳을 전전긍긍했다.
고등학교 입학 문제로 뽑은 모든 주소지가 포함된 등본이 다른 아이들보다 빽빽하고 복잡하다는 발견은, 내가 기억하고 있는 것보다 사실 더 많은 이사가 내 인생과 함께했음을 말해주고 있었다.

하지만 난 그런 것에 개의치 않는 여자니까.
덕분에 평생을 신월동 밖으로 벗어나 본적 없는 대부분의 중,고등학교 동창들과 달리
나는 초등학생때에도 기분나쁘면 지하철을 타고 여행하곤 한 사람이었고, 이 것은 나로하여금 환경의 변화를 즐기게 하는 요인이 되었다.

다시 골방으로 돌아가자.
지금은 상가가 되어있는 대일 고등학교 건너편의 연립 주택의 반 지하는 안방과 주방및 세면실, 작은방이 각각 좌물쇠로 잠글 수 있는 구조로 되어있었다. 그 곳에서 나는 유아유치기를 보냈다. (가끔 엄마가 들려주는 찬미전설 中 첫번째 가출사건의 배경이기도 하다.) 그 작은 방이 나의 방이었다.
그러니까 우리 엄마는 그 위험한 곳에 집을 잠그지도 않고 나와 동생을 집에 두는 것도 모자라서, 6살 짜리 딸에게 독립심을 길러줘야 한다며 내 방을 선물해 주었다.
심약하지만 교육철학만은 확고한 유아교육자의 진면모가 보이는 순간이다.

내 방이라봐야 또래 친구들 보다 얼굴 두개나 작았던 내가 자기에 꼭 맞은 정말 정말 작은 방이었고, 나는 그렇게 '나만의 공간'이라는 것을 그 필요성도 깨닫지 못하던 어린시절에 나도 모르게 이미 갖고있게 되었다. 이 것은 매우 중요한 데, 후에 나는 차라리 고속버스 안이나 지하철 안에서 자면 잤지, 단체로 내 방에서 누군가와 함께 잔다는 건 매우 불편한 아이가 되었다. 심지어 나는 외로움에 엄마랑 같이 자자고 내가 제안해 놓고 껴안고 있던 팔이 불편해서 먼저 뿌리치는 여자가 되었다. (그래서 이것이 깨어진 몇몇 순간에 내가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양평동의 8평짜리 집의 작은 방도 물론 동생이 학교에 들어가서 안방을 갈라 쓰던 3,4학년 때를 제외하고 내 차지었다. [각주:1]  

부모님의 근무시간 동안 어린 동생은 할머니댁에 있었고, 그녀석은 초등학교에 들어간 뒤에도 친구들이랑 돌아다니길 좋아했기 때문에, 학원도 안다니고 딱히 하는 일도 없었던 나는 거의 집에 혼자 있었다. 가금 바이올린 레슨받을 때나 친구네 집에 놀러가거나 했지 보통은 집에와서 있기 마련이었다.
요즘 초등학생들이야, 스케줄이 연예인급이라지만. 조기교육도 선행학습도 용납치 않았던 내가 (게다가 난 태어날 때부터 야행성이었다.) 거의 8시 넘어야 돌아오시는 부모님의 감시를 피해 한다는 일이란. 온집안에 이는 모든 TEXT 섭렵외에는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때가 엄마가 한창 방통편입해서 3,4학년을 공부할 때니까. ....당시 나온 방통대 유아교육과 교과서는 거의 읽었다고 봐도 된다. 무슨 뜻인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저 할 일이 필요했을 뿐이니까 5학년 때 담임 선생님은 내가 양창순교수의 심리학관련 에세이집을 읽는 것과 이해인 수녀님의 수필집을 읽는 것을 보고 무척이나 놀라셨던 기억이 난다. 분명히 밝히지만, 나는 타고난 속독가이긴 하지만, 그만큼 다 이해했다는 건 아니다. 필요한 건 글자였다. 그럼에도 그게 효과가 있었는지 난 청소년기까지 어디가서 한끝 하는 여자였다. 문학이라곤 교과서와 문제집에서 본 게 다인 세대에서 정말로 혼불을 전권돌파하고 한시집을 읽고, 엄마가 좋아하던 시들에 감동받은 사람은 나밖에 없었으니까 말이다. 물론 더 넒은 세상으로 나아온 지금에는 진짜 독서애호가와 문화적탐닉자들을 만나 나는 아무 것도 아니라는 것을 철저히 깨달았지만 말이다.

마음에 품은 문장이 많은 사람이 가진 그 것들을 엮어 제 것으로 만들고 싶어하는 본능에 따라 생각에 잠겨있다 무심결에 나온 말들 덕에, 이미 '이상한 사람'이상이 되어있던 나의 이상이란 때로 주변과 상관 없는 나만의 세계를 구축해가기도 하였다.
나는 발상이 많은 사람은 아니다. 똑똑하게 나의 것들을 활용할 줄 아는 사람도 아니다. 다만 현재 나의 감정에 가장 가까운 문장을 찾아내어 그것을 온전히 내 것으로 하고 그 것에 충실한 사람. 현대사회에서 가장 지탄받을 만한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을 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나마 팬팔과 일기를 쓰기 시작하고, 비로서 기록의 즐거움을 느끼기 시작한 지금은 미약하나마 언어로서 표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조금은 생산적인 일을 시작했다고 볼 수도 있지만, 이렇게 만들어진  나의 '성공적이지만 빛을 보지 못한' 수많은 글들은 적어도 한사람만이라도 알아주길 바라며 책장 한 귀퉁이에 박혀있다. (계속)
  1. 여담이지만 여기에서도 장남 먼저가 아닌 맏이 먼저라는 우리집안 전통의 위계질서를 볼 수있다. 나는 시골도 없었고 제사도 없었기 때문에, 가끔 나오는 남아선호사상의 차별 사례들은 나에게는 별세계의 일이었다. 나는 단 한번도 집안에서 여자라서 차별받은 적이 없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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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사

VOICE/Sentence 2010.01.08 01:21
지난해에는 신년사도 송년사도 쓰지 아니하였습니다.
사실 연말 내내 홍역을 치르느라 그럴 마음 조차 두지 아니하였습니다.
도대체 기축년은 내게 무슨 원수진 것이 있다고, 새해 벽두부터 마음을 흔들어놓더니 섣달 말일에는 몸까지 흐트러놓더군요.
심신상실자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더외다.

새날이 밝았다 해서 달라질게 무어있나하지만, 적어도 끔찍한 스물두째해를 넘겨버렸다는 기쁨에 나이를 먹어가는 여인의 마음은 아니생기더랍니다.
좋은 것에서 위대한 것으로 나아가겠다고한 결심은 확인도 하지 아니하였지만, 일단 새 일들이 기다려짐에 두근거렸답니다.
그래도 그 많고 많은 괴로움 속에서 기록할만한 일들을 끄집어낸다면야
예미리르 마치고 무려 리더까지 했다는 것
동네 야산도 힘겨워하는 내가 한라산을 정복했다는 것
학회를 만들고 두하기 동안 학회장으로 섬겼던 것
좋은 본보기륾 만난 것
선덕여왕을 본 것
공부할 마음이 든 것

한해를 통틀어봐도 한문단 정도 밖에 떠오르지 않음은 ....

그래요.
나는 소진되었습니다.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은 것 같지만, 내 위치는 내 영향력은 많이 바뀌었습니다.
그것을 위해 준비하느라, 공부하느라 중간 다리같은 해였으니까 더 힘겨웠습니다.
그때그때 충전하지 못하고 방전된 채로 널리널리 내 것을 내어주기만 하느라고 더 그러하였습니다.
메조 포르테로 시작하여 포르테시모를 찍고 급격하게 식었던 것을
에너지도 없이 그 이상으로 성취하려니까, 여간 일이 아니었습니다.

가슴께까지 오던 머리를 과감하게 자를 때처럼
한치의 미련없이 앞밖에 안보임에도 애먼소리를 하게 되는 것은 어쩔 수없나봅니다.

내게 필요한 것은 쉼이 아니라 재충전이라고, 진심으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희년기념으로 모두가 바삐돌아갈 때에 점검을 좀 하기로 하였습니다.
여기까지 사족이었습니다.



본격신년사


연간계획




새해 댓바람부터 이런저런 생각이 많습니다.
머릿속으로 헛소리도 많이합니다.
궁금한 것도 많습니다.
강해진 듯하나 투정도 엄살도 늘어 어린애 같습니다.

그러할지라도
기쁘고 감사합니다.

이 마음들이 올해가 끝나갈 때까지 계속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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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좋아한다고 말하고 싶지 않아서
너를 좋아한다고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
나를 사랑해달라고 말할 수 없어서
나를 사랑해달라고 기대고 싶지 않아서

그렇게 모른 척 아니 이건 아무 것도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사랑하는 것보다 사랑받을 자신이 없어서
그래 사실은 나를 믿을 수가 없어서 그렇게

어딘가 숨어있는 마음
사라지면 허전할 거 알지만
어딨는지 모른다는 핑계로
없는 마음이라 여겼어

비어있는 곳을 매꿔 줄 너는 필요하지 않아
그저 남은 온기를 느끼며 무심히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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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단상

VOICE/Sentence 2009.09.27 01:34
우울이 나를 덮고, 계절이 가라앉아 길을 잃은 기분이 들 때.
잠시 멈추어 서서 나에게 돌아갑니다.

객관적으로 나를 바라보는건 아픈일입니다.
나는 키가 작고, 예쁘지 않으며 세상의 기준과는 다른 형상을 갖고있습니다.
똑똑하지 못하고, 눈치가 좋지 못하며, 뭐 하나 제대로 된게 없으니까요
하지만 뭐, 어떻습니까 나보다 더 나아보이는 자들의 인생에도, 분명 나보다 못한 부분이 있을 것입니다.
안그러면 어떻습니까. 또 그게 다 무슨 상관 입니까. 그래봐야 세상의 기준일 뿐인걸요.

스스로 아름답게 여기고 사랑하는 부분을 세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팬을 꺼내들고 내가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가지고 있는 것, 날 사랑하는 자들을 한 번 적어봅니다.
객관적으로도 충분히 나를 사랑할 수 있습니다.

자기 자신에게 돌아왔다면 이제는 시작해야 할 때입니다.
어디라도 상관없습니다. 지금 있는 곳에서 시작하기 위해 나에게로 돌아온 것이니까요.
나의 현위치를 알았다면 다시 앞을 봅니다.
그리고 방향을 점검하고 발을 떼어 나아가야 합니다.

나는 충분히 잘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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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ICE/Sentence 2009.09.06 23:13
그 마지막 편지에는 짧게 한마디만 적혀있었다.
Te Qui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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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

VOICE/Sentence 2009.07.23 03:02
한 걸음 한 걸음
내 마음이 내 생각이 있는 곳은
거기가 아니라 바로 여기
먼 곳을 바라보되 현제를 살아가기 위하여
비우고 비우고 비우고

땅과 내가 만나는 이 시간을
채워짐과 휴식의 역사를
들리지 않았던 소리와
보이지 않았던 환경을

그저
이 순간 이 곳에 내가 있음을
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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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ICE/Sentence 2009.07.14 03:26
말하지 않으면 모르지요.
어찌 그걸 모르겠냐마는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정도로
나를 알고자 하는 마음

설혹 모르겠고 이해하기 어렵더라도
내가 먼저 변명할 때까지 기다려주는 마음

그것이 견디기 힘들 정도라도
기다려주는 마음

그런 당신 이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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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기

VOICE/Sentence 2009.06.19 18:02
'끝까지 해내고야 말겠'다는 말은
조금은 귀여운 객기와 근성을, 그리고 다듬어지지 않은 사내아이가 숨어있어
나는 나를 억누르는 기분이 들게 하는 건 나라도 싫은걸

'이 손 놓지 않을거야'
이건 조금 다음어진 두번째 단계

그리고 '즐거운 일 부터 시작하자'에서
'즐거운 일'이 그것이 되게 하는 것
굳이 다짐하고 의무를 건내주지 않아도
나를 두근두근 가만히 있을 수 없게 하는 것

내가 지향하는 끈기란 바로 그런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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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왜 욕심을 내서 21학점을 꽉 채웠을까
내가 왜 전공+전공급 해서 8과목을 넣었을까
내가 왜 거기다가 근로를 C급이 아닌 B급으로 지원해서 (1주 15시간 근로) 피가 말리는걸까
내가 왜 바롬 2를 넣었을까
내가 왜 정보학 이론을 들어서 맨날 영어 논문을 보고 있는 걸까
내가 왜 복수전공을 신청했을까
내가 왜 체력도 안되면서 욕심을 부렸을까

<서정> 내가 왜 분자유전학과 분자생물학을 동시에 신청해서 전 범위를 두 번이나 공부해야 하는걸까
<서정> 이쪽에서 중간고사 본 건 이쪽에서 기말고사 본다던가
<서정> 제발 그러지마
<서정> 아놔
<서정> ...

어머 다음학기에는 전공 6과목을 들어야 할지도 모르네 멸망
- fin-
<서정> 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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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지만 의미있게

의미.
만남의 사건 후
서로에게 남겨지는 흔적

그렇게 살고 싶어요.

못알아 들어도 괜찮으니까
그저 의미있고 싶습니다.

한낱 지나가는 바람이
당신의 기분을 좋게했다면
바람은 당신에게 상쾌한 흔적
그런 의미가 되고싶어요

누군가에게는 깊게
누군가에게는 스치듯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잊혀져도 좋으니까
그냥 기분만이라도
어딘가 남아있기만 한다면
그걸로 만족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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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VOICE/Sentence 2009.05.29 02:05
오늘, 그 길에 있었어요.
당신과 함께 방황하던
그 답답함과 안타까운 두근거림이 남아있는
그 길에서
나는 어쩐지 춤을추듯
즐겁게 바라보고 있었네요.

바람과
뜨거운 태양과
아직은 설익었던
그 때의 우리는
과연,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우연이 데려다 준 이 길
아직은 함께가 어설픈
우리의 자취를 따라 가려다.
뒤돌아
걸어갑니다.

이따금 생각해요
나도 어렸고
당신도 어렸던
그 때를

이제는
상처마저  덮어진
먼지쌓인 짦은 추억들

잘가요

한조각의 당신을
미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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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Books

VOICE/Sentence 2009.04.25 01:39
아직까지 남아있는 극성맞음이 있다면. 책에대한 것이 아닐까요?
혹 자는 말합니다. 역시 문정과, 라던지. 여전하구나. 라던지

내가 책을 깨끗하게 보는 수준은, 나의 평소의 생활태도에 비하면 정말 믿을 수 없을만큼 깐깐합니다.
보존성이 높다고나 할까요? 앞표지에 접으라고 표시되어있는 금도 접고 싶지 않으니까요.

마치 한번도 읽지않은 듯한 모습의 책이 사실은 5년도 넘고 자주 읽은 책이라는 걸 알면
안믿으려고 하죠, 거짓말 아니냐 책 수집하려고 사냐 도서관에서 읽고 사두기만 한거 아니냐.. 까지 들어봤죠

글세요.
묵혀두려는 것도
전시용으로 쓰려는 것도 아니에요
그냥 단지

이왕이면
이 종이 묶음의 수명을 좀 더 늘려주고 싶었어요
조금 천천히 늙어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 속도에 맞추어
나도 늙어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게 7473일째네요.
네 평생입니다.
아직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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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기억

VOICE/Sentence 2009.04.22 18:06
아무 것도 아니었기에 잔상이 남아 더 오래가는 단편적인 기억들 중
문득 하나 떠오른 것이있다.
꼬맹아
허허
방긋
쓰담쓰담
이름으로 불린 기억이 없어. 라고 생각하던중에
그 어떤 호칭으로도 '불린'기억이 없었다.
부르지 않아도
알 수있었던 걸까
바라만 보고 있었던 걸까
-까지는 기억나진 않지만
문득
따스함이
그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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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ICE/Sentence 2009.03.10 13:09



아침
집을 나서 한 걸음씩
익숙하지만 사소한 나의 습관들과 함께
나는 걷고 있습니다.


 

문득
익숙하지만 사소한 나의 습관들과
무료한 시간의 동반자들을
바라봅니다.


 

이 것은 당신의 것
이 것은 당신이 좋아하던 것
이 것은 당신 때문에 생긴 것...


 

수 많은 행동
하나 하나가
나의 것이 없습니다.


 

누가 당신에게
당신은 또 어떤 사람에게
그것들을 전해주었을까요

 

당신과
당신의 그 사람들과
알 수없는 세상의 숨결 들이
내 안에서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기억보다 오래남는
이제는 나의 것들이 되어버린
당신들

 

숨죽인 미소와 함께
작은 행복을 떠올려 봅니다.

 

당신에겐 내가 얼마나 남아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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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지개

VOICE/Sentence 2009.02.26 14:42
#1
이런 봄에 그런 일이 있다면 참 좋을 듯한,
어쩐지 지금은 행복한 기분이다.
조금씩 피어오르는 봄이 마치 열아홉의 4월 같은 기분이다.
간질간질 하니

그해 여름의 나와 비슷하지만
계절감 덕분에 훨씬 나은 상황이라고 할까

#2
자꾸 이런 생각이 드는 것으로 보아서
기록하고 싶은 말들이 떠오르는 것으로 보아서
ㅇㅁㅇ의 질문의 답을 생각하려고 하는 것으로 보아서
75%정도 회복되었다.
이번엔 좀 빠른듯

#3
오는 사람도 가는 사람도 붙잡지 않는 경향이긴해도

#4
정말 모르고 그러는건지
일부로 그러는건지 모르겠다면

아무 의미없지만
마음가는 대로는 행동합니다. 

#5
정말로 내가 어디에 숨어있는 건지
사실 나도 모른다는 걸 알고 있잖아요.

#6
처음부터
이해받을 생각은 하지도 않았다.

#7
인간은 해석하는 존재

내 말과
네 말의
최초의 의미

화자와 청자의 해석

오해

#8
푸른 풀밭에 누워
데굴거리면서
편지를 쓰고싶은
그런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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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안정을 찾아 그늘 밑으로 갔지만
결국 그 곳에 나를 보내신 것은 당신 이라는 걸

내가 한걸음 다가갈때에
버선발로 뛰어와 안아주시는 당신이라는 걸

나는 또 다시 한번 알았습니다.

오늘도 나를 보시고
나를 사랑하시는 나의 아버지

결국 오늘도
내가아니라 주께서 보내셨음을 알고
기쁘게 나아갑니다.

이처럼 언제나 기쁨이 넘치는
나의 하루하루와 한해와 모든 인생을 주관하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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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가지 법칙을 정해놓고
법칙이라기엔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정해놓고 나니까
옴짝달싹 못하겠는게
굳이 '하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하지 않아도
하지 않을 일들을
하고 싶어져 버린다.

확실히 내가 조금은 어른이 되었구나 싶어
하지만 별로 도움은 안되는 것 같아
사람일이라는건
과거와 비슷한 상황이라도
조금 다른 부분 때문에 완전히 다를 수도 있으니까

뒤늦게 잊혀져 있었던 열 여섯의 겨울도
어두운 눈에 지금도 후회하는 열 여덟의 겨울도
준비없이 단호했던 스무살의 봄에도
그리고 지금도
다다른 모습으로 나를 기다리고 있었는걸


한번도 예상이 맞은 적이 없으니까
여기까지 와버린 거겠지만

그러니까 어쨌든 지금 해야할 일은
자극하지 않는 것 이겠지
굳이 남겨진 나의 말들을
나조차도 기억하지 못하게 묻어두는 것이겠지

약간의 충동만으로 사고처버릴 것같은
무감각한 정신줄이라도
놓치지 않도록 잘 붙잡고 있는 것이겠지

그래
그 것 뿐일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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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사

VOICE/Sentence 2008.12.31 12:13
말일입니다.
이달 말일 이기도 하고 이해 말일 이기도 합니다.
내일은 정월초하루니 동짓달 말일이 맞습니다.
우리나라 나이는 설이 지나야 한살 더 먹는거라고
아주 어렸을 때부터 생각해오던 터라
스물둘이 된다는 것은 구정때나 실감나겠지요
다행이 언니들이 다 작년에 시집가서
아직 새뱃돈 줘야할 조카들은 없습니다.

반성합니다
나는 일기도 블로그도 잘 기록해 두지 아니하였습니다.
매모하는걸 좋아하지만 기록할 시간도없이 가파르게 살아왔나봅니다.
계획없는 인간이라 과제를 미리미리 해두라는 미니의 말처럼
내인생을 선도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고
서정이에게도 한울이에게도 편지 한통 보내지 못한것도
그리고...그 수많은 일들의 이유를 가만히 생각해보건데
나는 바쁜 것보다는 게을러서 하지 못한 일이 많습니다.

마음이 좋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나는 후회하지 않는 성격이라
아쉽지만 어쩔수없으니 내년은 알차게 살자꾸나 하고
그래도 즐거운일도 많았고 좋을일도 많았고 새로 알게된 사람도 많았으므로
괜찮은 한해였다. 하고
웃으며 마무리 짓겠지요.

올해 초하루와 마찬가지로
나는 밤에 초를 들고 송구영신예배를 드릴 것입니다.
그리고 산에가겠지요

그것이 내 우선순위 이니까요.

새해도 해야할 것이 많습니다.
비록 나는 아직도 어리고 갈길이 멀지만
하루에 하루치만 힘차게 걸어가면
언젠가는 도착할 것이지요
처음부터 멀리보면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아 두렵기만 합니다.
젊음은 불확실성과의 끝없는 싸움이라 하지 않습니까
나는 두려워하지 않겟습니다.
내가 왜 두려워해야합니까
내 앞길을 더 잘아시는 분과 함께가는데

Good To Great.
안주하지 않겠습니다.
내 인생 최고의 날은 아직 오지 않았음을 기억하겠습니다.
훌륭함을 넘어 위대함을 기대하겠습니다.
나에게 한계를 짓지 않겠습니다.
내게 주어진 지경에서 항상 성실하겠습니다.
손해볼지라도 세상을 사랑하겠습니다.
세상과 타협하지 않겠습니다.
늘 깨어있는 강한 군사로 살아가겠습니다.

항상 기뻐하고
쉬지않고 기도하고
범사에 감사하라
하신 올해의 첫 말씀을 기억합니다.
그렇게 살게 해달라고 기도했습니다.
나는 柔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스무살에 비해 어른이 되었습니다.

항상 자기전에는 다음날이
아침에 일어나면 오늘이 기대되듯이
나는 설레는 마음으로 두근거리며
새로운 만남과 새로운 목표 그리고 새로운 환경에서
그 어떤 지경에서도 나의 일을 감당하는 자가 되리라는 마음으로
2009년을 그리고 내 스물둘의 삶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송년사를 마칩니다.

무자년 말일
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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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VOICE/Sentence 2008.12.29 00:35
나는 지금 후회하고 있습니다.
나는 반응 속도가 느린 사람입니다.
나는 게으른 사람입니다.
나는 기억력이 나쁜 사람입니다.

그게 그렇게 아픔이 될 줄 미처 몰랐습니다.
그게 이렇게 슬픔이 될 줄 미처 몰랐습니다.

내가 있는데도
내가 있었는데도
내가 할 수 있었는데도

이런 저런 후회와 끝없는 허무가
그림자 처럼 어릿어릿하게
내 탓을 하며 다가 옵니다.

채울 수도 맹세할 수도
이제는 없습니다.

나는 알지만
눈물도 안나오는 지금
입을 열면 막힌 멱은
숨소리만 뱉어내는데

이 순간에도
내 삶의 무게는 일초 일분 더해지고
나의 것이 아니라는 마음의 목소리만 들려옵니다.

당신 것이오니
당신이 거두어 가셨습니다.
그게 뜻이라면
순종하겠습니다.



아무
것도
할 수

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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