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2일


걱정반 기대감으로 찾아간 루스채플은 정말 아름다운 장소였다. 크고 화려하지 않아도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음을 우리에게 보여주는 듯했다. 

나무 십자가의 모습과 온 채플을 울리기에 충분한 오르간, 이 보다 완벽한 장소가 또 있을 까 싶을 정도로 열걸음 밖 학교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었다.


예배는 일반적인 다른 예배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교필 채플이 아닌데다, 원우회의 간곡한 노력으로 이루어진 채플이라 그런지 전통적인 예배와 크게 다르지 않은 방식이었다. 


대학원 원우를 대상으로 열린 채플은 오늘이 연대 역사상 최초로 있는 일이었다. 나를 그 역사적인 현장에 있게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나의 근심과 걱정은 하나님의 뜻이 아닌 내 인간적인 욕심으로 선택한 것에서 비롯되었고, 또한 초교파의 신학자들이 철학적으로 접근한 '하나님'이 아닌 '신학'에 대한 이야기들을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었지만 결국 나는 처음보는 사람들로 가득한 이 루스채플에서 엉엉 울면서 예배할 뻔 했다는 것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었다.


오늘의 채플의 감격을 한 문장으로 말하자면 '없던 애교심을 솟아나게 하는' 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예장통합의 유일한 여학교인 서울여대에서 은혜넘치는 대학생활을 즐기게 되었다. 그러다 신촌 한 복판에 있는 이 세상과 가까운 대기업포스의 학교에 와서,심적으로나 학문적으로나 무척 힘이 들었고, 절망에 빠지게 되었다. 내가 하나님께 순종하지 않아서 벌을 받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고 마치 버림받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왜냐하면 나에게 이 땅은 이미 미션스쿨이길 포기하고 주의 것들이 조롱당하고 있으며 자신의 정체성도 제대로 가지고 있지 않은 타락한 곳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호와께서 기다리시나니 이는 너희에게 은혜를 베풀려 하심이요 일어나시리니 이는 너희를 긍휼히 여기려 하심이라 대저 여호와는 정의의 하나님이심이라 그를 기다리는 자마다 복이 있도다. (사 30:18)


그러다 나는 어느 날 안락함과 안일함, 편안함을 평안함 대신 구하고 있다는 것을 깨닿게 되었고, 주께서 산 아래로 내려가라고 말씀하셨는데 나는 산 위에서의 안전한 삶 만을 은혜로 알고 불순종하려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이 시기에 수강신청을 하면서 대학원 공통과목으로 채플이 개설된다는 소식을 듣게 되어 곧 신청하게되었다. 


사실 이 당시의 나의 마음은 채플을 통해 은혜받아야겠다는 마음보다는 분명히 지금까지의 역사와 증언들, 그리고 성과들을 통하여 증명하고 있듯이 아직도, 아니 지금도 하나님께는서 이 학교에, 이 서울지방 기독교의 역사와 함께하는 이 학교에서 역사하고 계실텐데, 과거의 언더우드와 함께하셨던 그 하나님께서 오늘날에도 이 학교 곳곳에서 숨어 기도하고 있는 의인들과 함께하고 계실텐데 나의 교만함으로 그 부분을 보지 못하고 있구나 하나님을 만나자. 그 분의 역사하심을 내가 직접 확인하고 싶다. 적어도 나는 모르지만, 이 흐름 가운데 있는 사람들을 만난다면 알 수 있지 않을까? 그래, 내 기준으로 바라보지 말자 하나님이 계시다는 걸 확인하게 되면 내 마음도 달라질거야


이 얼마나 교만한 마음이었는지..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나의 이런 마음을 보시고 웃으시며 그래 찬미야 나 여기에 있어, 이전부터 있었고 앞으로도 있을거야 이제 이 곳에서도 나와 함께할 수 있겠니? 하고 말씀하시는 듯했다. 


오늘 목사님께서는 아브람이 아브라함이 된 말씀을 가지고 광혜원부터 시작하여 연세대학교까지 오게된 이 이름의 변천사를 통하여 받은 은혜를 배푸는 정신, 모든 인간에게 보편적으로 사랑을 전하는 정신, 주님이 가르치신 배품과 나눔의 정신,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하여 사명을 찾는 정신, 복의 통로가 되어 다른 사람에게 그 복을 널리 전하는 것을 기뻐하는 정신, 이 땅 가운데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도록 이 세상을 이끄는 정신이 이 학교의, 그리고 우리가 품어야할 정신이라고 말씀해주시었다.


나는 잊진 않았지만 먼지가 수북히 쌓이도록 마음 한켠에 묵혀 두고있던 하나님께서 내게 주시었던 그 약속을 떠올렸다. 그 때 아브람에게 아니 아브라함에게 그러셨듯이 이전이나 지금이나 또 나중에나 동일하게 신실하신 그 모습으로 나에게 주셨던 그 말씀들과 약속들을 다시 한번 묵상했다.  


어쩜 이렇게 완벽하신지 

내가 원하는 은혜 말고 지금 내게 꼭 필요한 은혜를 완벽한 타이밍에 허락하신 주님


단 40분이었지만 하나님은 나와 함께하시었고 나를 위로해 주셨으며 나로 하여금 세상가운데 나아가도록 힘을 주셨다. 

앞으로 남은 11주가 무척이나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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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신촌동 | 루스채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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